추석 극장가 송강호·하정우·강동원 빅3 대결, 승자는?

입력 2023-09-26 16:15   수정 2023-09-26 16:16

추석 연휴 극장가에 송강호 하정우 강동원 등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각각 신작을 들고 돌아와 한국 영화 ‘빅3’ 경쟁을 펼친다. 연휴 직전인 27일 동시에 개봉하는 강제규 감독·하정우임시완 주연의 ‘1947 보스톤’과 김지운 감독· 송강호 전여빈 주연의 ‘거미집’, 김성식 감독· 강동원 이솜 주연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등이 그 주인공이다. 저마다 각기 다른 장르와 매력을 내세운 이들 영화 중 어떤 작품이 추석 연휴 때 승기를 잡을지 주목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마라톤 감동 실화

‘1947 보스톤’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감동 실화를 스크린에 옮겼다. 시대적 배경은 1945년 광복 이후 1948년 ‘대한민국’이라 국호의 정부가 세워지기도 전인 1947년 미군정 체제다. 영화는 손기정(하정우) 감독, 남승룡(배성우) 코치 겸 선수, 서윤복(임시완) 선수로 구성된 조선 마라톤 대표단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KOREA’란 이름으로 국제 스포츠대회에 출전하기까지의 험난한 여정과 대회 현장 및 결과를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온갖 난관을 뚫고 미국 보스턴에 도착한 조선 마라톤 대표단은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주관하는 협회에서 선수 유니폼을 받고는 아연실색한다. 독립 국가가 아니라 미군정이 통치하는 난민국 선수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해서 유니폼에 태극기가 아닌 성조기가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어서다. ‘출전 거부’ 기자회견을 자청한 손기정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고 뛴 아픔을 호소력 있게 들려주며 극적인 반전을 이뤄낸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손 감독의 분투로 남승룡과 서윤복이 극적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 장면이다. 종영을 30여분 남긴 시점부터 약 20분간 긴박감 있게 전개된다.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세 주역의 모습은 객석까지 훈훈한 온기를 전한다.

1947년 당시 시대상이나 보스턴 대회 모습도 그럴듯하게 재현했다. 세 주역을 연기한 배우들은 실존 인물을 흉내 내기보다는 자기 개성을 그대로 살려 연기한다. 특히 서윤복 역의 임시완이 마라토너의 몸을 만들기 위해 들인 노력이 스크린에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 영화 암흑기’ 다룬 코믹 드라마

‘거미집’은 ‘반칙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을 합작한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배우가 ‘밀정’(2016) 이후 7년만에 극장가에 내놓는 작품이다. 한국 영화의 ‘암흑기’로 꼽히는 1970년대 유신체제기를 배경으로 ‘싸구려 치정극 전문 영화 감독’으로 무시받는 김 감독(송강호)이 걸작의 열망에 사로잡혀 다 찍었던 영화의 결말을 바꿔 이틀 동안 재촬영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꿈에서 김 감독이 이미 촬영을 끝낸 ‘거미집’의 달라진 결말 부분을 계속 보면서 괴로워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꿈에서 본 대로 다시 찍으면 틀림없이 걸작이 탄생할 것이라 믿는 김 감독은 시나리오를 고쳐 쓴다. 제작사에 찾아간 김 감독은 이틀만 추가 촬영하게 해달라고 사정하지만, 격렬한 반대에 부딪힌다. 하지만 제작사 후계자 신미도(전여빈)의 막무가내식 지지와 응원에 힘입어 재촬영에 들어간다. 사전 심의도 못 받은 김 감독은 온갖 난관을 뚫고 재촬영을 무사히 마쳐 걸작을 탄생할 수 있을까.

영화제작사 신성필름의 촬영 세트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송강호와 특별 출연하는 신 감독 역의 정우성을 비롯해 개성이 강한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합을 맞추는 앙상블 연기가 볼 만하다. 종잡을 수 없는 신미도 역의 전여빈과 당돌하고 약삭빠른 한유림 역의 정수정 등 ‘스크린 신예’들과 박정숙, 임수정, 오정세 등 베테랑들의 신구 호흡도 잘 맞는다.
○현대적 코믹 요소 갖춘 퇴마 이야기

‘천박사’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등 유명 영화의 조감독 출신인 김성식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작가 후렛샥 2014년 선보인 웹툰 ‘빙의’를 영화화했다.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귀신을 보는 유경(이솜 )으로부터 거절하기 힘든 사건을 의뢰받으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을 그린다.

퇴마사지만 귀신을 믿지 않으며, 말솜씨로 의뢰인을 홀리고, 상대의 생각과 마음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천박사는 기존 퇴마 소재 영화 속 주인공들과 차별화된 캐릭터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인간의 몸을 옮겨 다니며 영력을 사냥하는 악귀 범천(허준호)의 등장으로 다소 느슨했던 스토리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천박사의 파트너로 퇴마의 기술 파트를 담당하는 인배(이동휘)는 퇴마에 재능은 없지만 리모트 컨트롤 폭파 장치, 조명탄 등 각종 현대적 장비를 사용하며 적재적소에서 유쾌한 활약을 펼친다. 퇴마를 소재로 하지만 액션과 코미디 등이 결합돼 경쾌하게 전개되는 판타지 오락물이다. 현실과 판타지, 현대적 기술과 전통적 퇴마라는 이질적 요소가 함께 어우러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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